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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팁·아이 공부

육아회화책『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이제 다 알아듣는 것 같은데 왜 말을 듣지 않을까? 

도대체 몇번을 말해야 하는거지?

아마 모든 부모들이 훈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 같다. 

이럴 때 누군가 해결사처럼 짠! 하고 나타나서 솔루션을 줬으면 좋겠고 말이다.  


Pixabay, mohamed Hassan님의 이미지 입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에서 오은영 선생님을 접했다.

육아에 대해 경험도 생각도 없던 때라 좀 무섭고 단호하고, 전문적인 느낌만 남았던 것 같다. 

아이의 문제를 꿰뚫어 보고, 명쾌하게 진단을 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0년도 더 전에 하던 육아 프로그램에서 명 해결사로 나섰던 오은영 선생님이

요즘은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에 나오신다. 



와~ 그나저나 선생님은 나이를 안 먹으시네. 정말 그대로다.

오랜 시간 동안 쌓은 단단한 내공으로 차분하고 명쾌하게 코칭을 하고 계셔서 종종 찾아본다. 

자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나 부모의 문제행동을 지켜보는 마음이 몹시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일어나는 문제 상황, 혹은 그보다 심한 상황을 보다 보면 괴롭다. 

그래서 선생님의 코칭 부분만 따로 보기도 한다.  


너무 직접적인 장면을 보는게 부담스럽지만 육아에 도움을 받고 싶을 때는 차라리 책이 더 낫다. 

2016년에 출간한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라는 책도 아주 잘 봤다. 


  

오은영 저 l 코리아닷컴 l  2016-05-01



내 안의 화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아이에게 어떤 감정을 발산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줘서 좋았다.

나의 유년시절부터 최근의 직장생활에 이르기까지를 돌이켜 보았다. 

같은 문제 행동을 해도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피곤할 때 화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어린 시절 엄마가 나에게 보여준 모습이었다. 

나의 불안을 아이에게 토해내듯 화를 낼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아이만 감정을 다루는 것이 힘든 게 아니라 다 자란 어른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 

평정심과 온화한 태도.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가장 갖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감정 주머니 먼저 좀 키워야 겠다고 다짐했다.


이번에 출간된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는 부모의 화법을 구체적으로 일러준다. 



오은영 저 l 차상미 그림 l 김영사 l 2020-10-25



"이럴 때는 이렇게 말하세요."라고 상황별 회화책처럼 나와 있어서 간단 명료하다. 

물론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책에서 풀어주는 대로

아이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 현재의 상태를 충분히 이해해야만 입 밖으로 말이 나올 것이다.

총 130가지 상황을 주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구어체 문장을 써 놨다. 



65쪽 Chapter1, 018 '노는 건 좋은 거야' 캡쳐


매 챕터를 읽으면서 빠짐없이 든 생각 하나는

평소에 아이에게 말할 때 불필요한 말을 꼭 덧붙이고 있구나.

좋은 의도로 말을 시작해도 꼭 한 마디씩 더 붙여서 의도를 흐린다거나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문제가 반복되는 것 같다. 

아이가 밥을 안 먹을 때

엄마가 너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요리를 했는줄 아니

한입만 더 먹어라, 이것도 먹어라, 저것도 먹어라.

똑바로 앉아서 먹어라. 밥에 집중!

어린이집에서는 맛있게 잘 먹었잖아. 

밥을 잘 먹어야 키도 크고 튼튼해지지.

안 먹을 거면 저리 가라.

밥을 안 먹었으니까 간식도 안 줄거다.


너 좋아하는 바지락 넣고 떡국도 끓여줬잖아.



이 한 가지 상황에 어르고 달랬다가 혼냈다가 협박을 했다가 화를 냈다가 아주 난리다. 

나는 나대로 밥먹이다 진을 빼고, 아이는 울다가 삐졌다가 겨우 식사를 마친다. 

이럴 때 이 책에서는 아주 단순한 말이 있다고 알려준다.

"맛있게 먹어보자."

"음, 맛있다."

이렇게 간결하고 깔끔한 말이 있다고? 

밥 먹기를 즐겁고 재미있는 상황으로 바꿔주는 말이다.



밥 먹기도 놀기 만큼 신났으면 좋겠어!



아이가 단번에 밥 잘먹는 아이가 되지는 않더라도

'즐거운 식사' 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면 머지않아 밥 먹기가 더 편안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나부터가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데서 오는 스트레스와 짜증, 염려와 불안을 가지고 

밥상에 앉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는 내내 부모의 다정하고 담백한 말이 주는 울림이 느껴진다.

 

그리고 아이 아빠에게 읽어줄 꼭지도 접어두었다. 

둘이 꼭 형제처럼 싸우고, 울면서 끝을 내는데 그 상황이 그대로 묘사가 되어 있다. 


좋아하는 만큼 투닥투닥 거리는 사이



예를 들어 신랑은 아이와 놀아줄 때 꼭 약을 올리고 장난도 심하게 친다. 

그러고나서 애가 울면 귀엽다고 껴안고 뽀뽀를 한다. 

아이를 장난감으로 대하는 바로 이 모습! 문제가 있다고 말해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책에서는 이럴 때 아이가 자존심이 상하고 자신의 자존심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을 존경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신랑에게 이 말을 가르쳐야겠다. 

"미안,

너는 이게 싫구나.

안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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