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잘못해놓고는 "엄마 때문이야!"
장난감이 망가졌을 때나 넘어졌을 때, 뭔가가 뜻대로 되지 않을때 엄마 탓하며 화내는 아이 모습 본 적 있나요? 우리 아이가 세돌 무렵부터 좀 그랬거든요. 도무지 왜 그러는지 모르겠고, 조금 받아주다가도 계속 짜증 폭발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결국 아이를 혼내며 화를 내게 되더라고요. 참으로 육아효능감이 떨어지던 나날이었습니다.
아이의 심리 상태를 알면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너무 모진 말을 많이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죄책감이 커져갈 때 저는 인터넷 검색도 하고, 책도 뒤적여 봐요. '아이 마음에 상처 주지 않는 습관' 이라는 말이 확 와닿아서 구매까지 해버렸네요.
너 대체 왜 그러니?
어쩜 띠지 문구 마저도 제가 자주 쓰는 말인지. 아이 마음을 헤아려 보려고 읽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조금은 더 따뜻한 엄마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아이는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을 동시에 품을 수 없대요
책장마다 콕콕 꽂히는 말들이 참 많았지만 저는 이 부분이 참 좋았어요. 저의 솔루션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동시에 마음에 담을 수 없어요. 신나고 즐겁게 놀고 있던 중 로봇 팔이 빠져 버리면 속상한 마음과 분노를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우선은 그 감정을 다른 곳으로 밀어내려고 해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밖으로 버려야 내 마음 속의 좋은 것들이 위협받지 않고 지켜질 테니까요.
아이 입장에서는 이 위험하고 나쁜 것을 가장 빠르게 던져버릴 수 있는 대상, 이것을 나 대신 처리해줄 수 있는 안정적인 대상이 바로 나를 보살펴주는 부모예요. 그래서 '불편한 마음, 싫은 마음, 짜증나는 마음을 엄마나 아빠에게 보내면 나는 안전해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감정을 배설해버립니다. "이건 엄마 때문이야." "엄마 나빠!" "아빠하고 아 놀아." "아빠 미워!" 라고 하면서 말이죠.
'자기가 싫다고 이걸 엄마에게 넘겨?' 아이의 감정 표현이 좀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데 아이들의 무례함은 당연한 과정이에요. 또한 이 행동은 진짜로 엄마나 아빠가 밉거나 싫어서 하는 행동도 아니에요. 그저 이 나쁜 감정을 처리해줄 수 있는 '거름망'과 같은 부모에게 감정을 맡기려는 의도인 거죠.
- 193,194쪽
우리 아이는 나쁜 감정을 빨리 버려버리고 싶었던 거예요. 어른인 저도 밖에서 기분 나쁜 일을 겪으면 그 감정을 쉽게 없애지 못하는데, 고작 네다섯 살 아이는 오죽했을까. 그제서야 좀 이해가 가면서 애틋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똑같이 "나도 너 이러는 거 싫어, 미워." 했던게 얼굴 화끈거릴 만큼 유치했고요. ㅋ
아이가 나쁜 감정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까요?
책에서는 이런 방법을 알려줬어요.
아이가 악당이 나오는 놀이, 싸우는 놀이를 하면 말리지 않고 지켜봐 주래요. 자신의 공격성을 풀어내는 모습이고, 다치거나 위험하지만 않다면 좋은 해결법이라고 해요.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주래요.
똑같이 나쁜 감정으로 돌려주는 게 아니라 그 나쁜 감정을 이해해주고, 받아준 다음 부드럽게 말해 보는 거예요.
'장난감이 망가져서 속상해'라고 말하면 엄마도 네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어." - 말하는 방식의 수정
"네가 엄마 때문이라고 하니 엄마도 속상해." -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 이해
-198쪽
물론 쉽지 않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울컥. 짜증이 치밀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확실히 같이 화를 내며 맺음을 할 때 보다는 달래줄 때, 부드럽게 말할 때, 안아줄 때 효과가 더 좋았어요. 저에게 훅 들어온 나쁜 감정을 제가 먼저 서둘러 치운 다음 아이에게 집중해 줄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간혹 이렇게 나이 먹은 나도 엄마 아빠 탓을 하며 함부로 말한 적이 있다는 걸 떠올리고 많이 많이 죄송했어요. 두분은 지금도 나를 수용해주고 있구나.. ㅠㅠ
육아는 참 끝도 없이 긴 것 같아요..
눈 감는 그날까지 내 아이, 내 사랑, 내 보물을 품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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