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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입주청소 호구가 되지 않는 방법

 

 

과연 그런 방법이 있을까? 

그동안 입주청소를 세번 의뢰해봤는데 세번 다 실망이었다. 그리고 이번은 정말 역대급 대실망.

얼마나 더 당해야 입주청소 호구 탈출할 수 있을런지~

청소
픽사베이, mohamed Hassan 님의 이미지 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난리통에도 이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신축 첫입주라 겉으로 볼때는 깔끔해도 구석구석 공사먼지와 잔해들이 쌓여있는 상태. 

아이도 집에 데리고 있는 상태라 도저히 직접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입주청소 업체에 또 다시 당하지 않을까 안심이 되지 않아서 직접 하려고 했는데... 

또 다시 입주청소 업체 검색에 나섰다. 

가장 먼저 찾아본 곳은 이사갈 지역의 맘카페

최근에 입주청소를 한 회원이 남긴 후기를 보거나 입주청소 업체 질문에 대한 댓글을 확인했다. 그렇게 업체를 추려서 견적을 받아놓았다. 

그 다음으로 본 곳은 숨고

https://soomgo.com/

 

숨고 : 숨은고수 - 220만명이 선택한 생활서비스 고수 매칭

인테리어부터 이사, 각종 과외/레슨, 웨딩, 사진/영상, 외주/컨설팅까지. 필요한 서비스의 전문가를 쉽고 빠르게 만나세요.

soomgo.com

내가 원하는 서비스의 항목들을 세세하게 선택해서 요청서를 보내 놓으면 견적이 들어온다. 이사청소 견적은 많이 들어오는데 반해 입주청소 견적은 한 군데서만 보내왔다. 

포털 검색에서 대형 청소체인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견적 요청도 해봤다. "안성 입주청소" 이렇게 검색해서 뜨는 블로그의 청소업체들에 직접 연락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하게 뻘짓을 해놓고 최종 선택은 단순하게도 맘카페 추천 업체로!

그 결과는~

입주청소상태
입주청소상태
입주청소상태
청소 시작 상황 아니고 청소 완료 후 사진이다

 

 

청소가 다 끝났다고 해서 검수를 했을 때는 크게 이상이 없었다. 몇군데 부족한 곳은 더 해달라고 했지만 이만하면 됐지 하고 보내드렸다. 문제는 그들이 돌아가고 나서부터 툭툭 쏟아져나왔다. 설마 설마 하는 모든 곳에 청소의 구멍이 있었다. 

싱크대 수납장 깊은 곳에 쌓인 먼지, 한번도 손길이 닿지 않은 칼집과 작은 선반, 가스렌지 아래 톱밥, 드레스룸 바닥에 모래, 노오란 봉대, 화장실 바닥에 시멘트, 벗겨지지 않은 채 팔랑이는 냉장고장과 방문 비닐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나는 또 호구답게 청소비를 다 입금한 상태였다. 빠른 체념 후 쓸고 닦기를 반나절...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청소를 하면 할수록 너무 안하고 간 증거들이 튀어나왔다. 

청소상태 사진을 업체 사장에게 다 보내고, 다시 청소를 하든지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전문가의 청소 기술은커녕 성의도 없는 이 사람들 말고 다른 사람들을 보내달라 했지만 그 사람들이 또 왔다. 내가 보는 앞에서 청소를 했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준다 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것만 확인했다.

벽은 왜 안 닦았느냐니까 마른 걸레로 훔쳤다고 한다. 실크벽지라 물걸레도 닦아내도 되는데 말이다. 청소에 대해서 너무 몰랐고, 가지고 온 청소도구도 형편없었다. 게다가 "끄응끙" 소리를 내며 힘없이 닦아내기 일쑤였다.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보니 아무리 젊게 봐도 60은 넘은 듯했다. 인생은 60부터라지만 청소는 60부터는 안된다. 젊은 사람들도 체력적으로 힘든 일인데...부모님 뻘 되는 분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시키는 것도 불편하고, 서둘러 마무리해서 보냈다. 

 

입주청소, 이제는 더 이상 당할 수 없기에 정리해 본다.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다시 소를 키우니까.

똘똘하게 입주청소 맡기는 방법! 빠밤.

 

1. 청소비용이 저렴한 업체를 고르면 안된다. 

평당 만 원부터 시작하고, 가장 흔한 견적이다. 그만큼 많은 비전문가들이 포진돼있어 호구잡힐 가능성이 아주 높은 가격대다. 조금이라도 노하우가 쌓여있고, 인기 있는 업체라면 적어도 평당 만이천원은 받으려고 할 거다. 비싸다고 생각이 되지만 좀 더 쓰고 안전하게 가는 편이 나을 것 같다. 

 

2. 청소 당사자와 직접 연락하는 것이 좋다. 

꼭 대형 청소체인이 아니더라도 청소를 중개만 해주고 본인이 오지 않는 데가 많다는 걸 알았다. 이런 경우 어르신들은 보내지 않는다, 외국인들이 아니다, 청소 전문가다 말은 해놓고는 실제로 어르신들을 보내는 일이 허다한 것 같다. 내 경우처럼 나이가 많은 분들은 청소를 버거워하시고, 내가 일을 시키기도 어렵다. 청소하러 오는 사람들이 누군지 몇명이 오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을 해야한다. 

 

3. 청소 방법이나 진행 순서를 체크한다. 

청소를 어떻게 하는지, 어떤 순서로 하는지, 어디를 중점적으로 해주는지 물어봐야 한다. 블로그에 청소 과정이나 방법을 자세하게 포스팅하는 곳들이 있는데 차라리 이런 업체들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은 인기가 많아서 사실 예약을 못하기도 했는데 미리미리 예약을 해두면 좋겠다. 청소에 대한 전문 지식과 노하우가 있고 경험이 많은 곳이 더 잘해줄 가능성이 높다. 의외로 신축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입주청소할 때 빠뜨리는 곳이 있다. 그래서 경험이 많으면 좋다. 청소 방법을 물어보면서 구비하고 있는 청소도구들을 체크할 수도 있다.

 

4. 청소 당일, 수시로 청소 현장을 찾거나 함께 있는다.

청소할 때 불편할 까봐 다른 볼일이 있어서 자꾸 자리를 비우면 대충대충 눈에 띄는 곳만 하게 된다. 회사에서 상사가 안 보면 자꾸 딴짓하고 싶어지는 것과 같은 심리인 듯하다. 아무래도 요령껏 하게 되니까 수시로 청소 현장에 들어오거나 집에서 다른 어딘가를 손본다며 같이 있는 것도 좋겠다. 나는 이제 아예 청소 크루로 참여해 볼까도 생각한다. 청소 완료 후 검수할 때는 미처 보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 청소 과정을 지켜 보는 것이 더 확실한 것 같다.  

 

5. 청소 검수를 꼼꼼하게 한다. 

청소를 다 마친 분들이 서서 기다리는 상황에 하나하나 꼼꼼하게 보는게 쉽지 않다. 얼른 보내드려야 할 거 같고, 괜히 미안하고, 뻘쭘하고 그렇다. 내가 상호구라서 그럴수도 있다. 잠시 앉아 계시라고 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살펴보면 좋겠다. 서랍장 안이야 나중에 한번 더 닦는다 쳐도 혼자서 수습하기 어려운 부분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몰딩에 묻은 도배지 풀을 잘 닦아냈는지, 벽면에 먼지는 없는지, 전등 갓은 떼서 닦았는지, 드레스룸 바닥에 모래나 나사못들이 돌아다니지 않는지, 창틀과 배수구, 화장실 변기 뒤쪽, 싱크대 가스렌지 아래도 살펴본다. 이 모든게 보통 이상이다, 만족이다 할 때 청소비를 입금한다. 청소비 입금 후에는 사실 대부분 돌이킬 수가 없다.. ㅠㅠ

 

 

6. 컴플레인과 AS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검수를 완료하고 나서, 모두 돌아가고 나서도 심각한 빈틈이 있다면! 발견 즉시 증거사진을 찍어서 연락하는게 좋겠다. 나처럼 미련하게 혼자 수습하다가 분노만 더 쌓인다. 청소전문가라면 찝찝한 후기가 남겨지느니 빨리 돌아가서 수습을 해주려 할 것이다. 청소일은 인건비가 일당제인 경우가 많아서 환불은 쉽지가 않다. 아직 청소가 끝나지 않았을 때 세세하게 검수하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편이 가장 깔끔하다. 

입주청소 호구를 무사히 탈출하는 그날까지!!!! 잊. 지. 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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