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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여행

남자아이 문센 발레: 이화 YSM&리본

아이를 낳으면 꼭 발레를 시켜보고 싶었다. 

막연히 머릿속에 떠오른 장면은 사랑스러운 발레리나였지만~

 

https://www.pexels.com 조니 에드가도 구즈만 무료제공, 고마워요

 

 

나에게는 아빠를 닮아 팔 다리가 길고 마른 남자아이가 찾아왔다.

에너지 넘치고 흥 많은 이 녀석에게 우아하고 기품있는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아이만 발레를 배우란 법은 없지.

발레복이 훨씬 예쁘지 않다는 점만 빼면 남자아이 발레도 아주 사랑스럽다.

발레를 시키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바른 자세와 예쁜 체형을 만들 수 있어서였다.

허리, 가슴, 어깨를 펴고, 목을 길게 빼고 팔과 다리를 유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어른이 되면 구부정한 자세를 고치기가 쉽지 않으니 어릴 때부터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음악에 몸을 맡겨 내맘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뻣뻣한 몸치인 나는 부러울 따름이다. 뱃살만 좀 빼면 나도 도전이다.

그렇게 네살 봄, 가까운 이마트 문화센터 이화 YSM 발레에서 하는 엄마랑 발레 수업을 신청했다. 

엄마도 같이 발레하는 줄 알고 내 옷까지 살 뻔 했는데

아직 어린 아기들이니 엄마가 잘 케어해달라는 의미로 참석하는 거였다. 

왜냐면 아이가 이런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가 우리집 안방이니?

 

 

툭하면 달려나가고, 눕고, 장난치는 바람에 곤혹스럽다.

아직 발레수업을 하긴 너무 어린가 싶다가도 가끔씩 한 3분쯤 꽤 집중해서 하고 있으면 엄청 대견하다.

특히 선생님이 잘하면 비타민을 준다고 할 때나 이름을 불러줄 때 반짝 열심히 한다. 

이 상태로 계속할 수 있으려나 싶어 물으면 발레가 재밌다고 하니 고생스러워도 데리고 다녔다.

이화YSM발레는 음악이 특화된 프로그램인 것 같다.

익숙한 멜로디에 발레자세를 가사에 담아 따라부르기 쉽고 중독성이 있다. 

음악 CD도 줘서 집에서 틀어놓으면 수업시간에 했던 자세들을 따라하며 신나 한다. 

"발레 꽃이 피었습니다~" 라거나 "와이쌤이랑 신나게 춤춰요~" 같은 구절들이 귀에 쏙쏙 박힌다. 

 

음악 CD

 

지금도 음악만 나오면 그 자세를 잊지 않고 하는 걸 보면 신통하다. 

여러모로 힘겨웠던 네 살의 여름과 가을을 건너뛰고,

다섯살로 넘어가는 겨울 다시 발레수업을 들으러 갔다. 

이번에는 롯데몰에서 하는 리본발레, 수업시간대가 맘에 들어 신청했다. 

이제 제법 컸다고 엄마 도움 없이 혼자 수업에 들어간다. 

발레 교실에 앉혀두면 "엄마아아아~" 하고 쪼르르 따라 나오긴 하지만 마이쮸 하나면 다시 얌전히 앉는다. 

우리 아이는 무엇이든 처음 배울 때는 전혀 따라하질 않는다. 

그저 멍하니 지켜보거나 관심이 없는 척한다. 

자신있게 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해져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존심이 센 아이들이 주로 이렇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취학 후가 걱정되는 부분이다. 

네 번째 수업이 되자 갑자기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수업에 참여했다.  

 

마이 컸다아~

 

 

이게 뭐라고~ 눈물이 날 것 같았는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심지어 잘해! 

리본발레는 명화발레 라고 해서, 유명 화가의 그림과 영상을 보여주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발레 자세와 안무를 가르쳐준다. 

이화YSM발레보다는 난이도가 좀 더 있는 편이고, 수업 시간에 하는 활동도 더 많다. 

난이도 측면은 더 개월수가 높을 때 배워서 일수도 있다. 

음악과 미술을 결합해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보인다. 

집에서 미리 보거나 복습하라고 영상 DVD도 줬다. 

 

발레 영상 DVD

 

 

에드가 드가와 몬드리안의 그림, 생상스의 음악 같은 것들을 보고 들으면서 교양이 좀 길러지려나?

기대보다는 뭐 아예~ 남는게 없진 않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는게 좋겠다.  

리본발레와 이화 YSM발레 모두 교육프로그램은 참 좋다. 취향에 맞춰 고르면 된다.

그리고 어떤 수업을 듣든 선생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번에 만난 선생님은 굉장히 명랑하고 유쾌하셔서 아이들이 잘 따르고 수업 분위기도 밝다. 

그나저나 다섯살에도 쭉 발레를 한다고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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