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요.
저는 이사를 좋아합니다.
결혼 전에도 이사를 참 많이 하면서 살았는데요,
결혼 후에도 10년 간 6번 이사를 했고, 이제 7번째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사에 질릴만도 한데, 저는 여전히 이사가 싫지 않고, 슬슬 즐기기까지 합니다.
이사하면서 한 번 싹 정리되는 분위기도 좋고,
조금씩 원하는 집으로 다가가는 기분도 좋아요.
살고 싶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거니까 싫어지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는 아주 큰 일입니다.
준비할 게 너무너무 많잖아요.
이삿날까지 6주가 남았습니다.
이사 준비 To Do List
이사 2개월 전부터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볼게요.
> 이사 2개월 전
1. 잔금일 정하기
집주인 혹은 이사나갈 사람과 잔금 날짜를 정해요.
대출과 연관된 거니까 아주 중요합니다.
보통 시중 은행의 대출은 실행까지 2주 이상의 여유를 둬야 합니다.
제가 해 보니까 월초보다는 중순 이후의 날짜로 정하는 게 좋겠어요.
은행마다 해당 월의 대출잔고와 금리가 월초에 결정되더라고요.
혹시나 달이 바뀐 후에 더 좋은 대출 상품이 나올 수도 있으니 얼른 바꾸려면 잔금일이 해당되는 달의 15일 이후로 날짜를 잡는 게 더 유리합니다.
2. 인테리어 업체 선정
전셋집이 아니라 집을 사서 이사하는 경우, 특히 오래된 집인 경우 대부분 인테리어를 하잖아요.
이사를 언제 할지가 나온다면 인테리어 계약도 서둘러야 해요.
사실 인기있는 업체는 1년 전부터 마감이 된 곳도 많더라고요.
우리집 근처 동네 인테리어샵이라면 2개월 전에 해도 충분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인테리어를 할 생각이라면 업체를 알아보거나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내가 바꾸고 싶은 부분을 결정하는 건 미리 끝내두어야 2개월 전에 딱 업체를 선정할 수 있을 거예요.
이사를 2개월 앞두고 그 모든 걸 다 확인하고 결정하려면 맘이 무척 분주해집니다.
3. 아이 유치원이나 학교 결정 및 접수
아이 있는 집은 이사도 입소와 입학에 맞추게 됩니다. 저도 이삿날을 2월로 정해서 3월부터 편안하게 유치원에 다닐 수 있도록 조정했어요. 어떤 유치원에 보낼지를 지역 맘카페를 이용해서 입소문 조사도 하고, 직접 상담을 받아봐요. 아무리 원하는 유치원이더라도 자리가 없으면 소용이 없지만요. 저는 올해 이사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2021년 11월에 처음학교로 유치원 접수에 신청을 했었어요. 그리고 다행히 원하던 유치원에 입소를 하게 되었어요. 꼭 이사를 해야만 해당 동네 유치원에 접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유치원 모집 날짜를 놓치지 마세요.
> 이사 1개월 전
4. 대출 신청
보통의 은행들이 대출을 실행일 한 달 전부터 접수받더라고요. 그전에는 대출 상담을 쭉 받아 보면서 간을 보는 거예요. 어디가 적당할지. 실제 접수할 은행이나 보험사를 두 곳 정도 정해서 신청을 해놨다가 실행일 2주 전에 최종 결정을 해도 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마음으로 견줘 보는 거죠. 한 번의 계약으로 몇년이 갈 수도 있으니 중요하잖아요.
저도 잔금일이 머지 않았기 때문에 대출 신청까지 완료했습니다.
금리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고요.
5. 이삿짐 센터 견적 비교 및 예약
일반적인 가정집은 최소 한 달 전에 이삿짐센터를 예약해야 원하는 이사업체를 선정할 수 있어요.
이삿짐센터도 인테리어와 마찬가지로 인기가 있는 곳은 조기에 마감이 됩니다.
여유있게 한달 반 전에 해두는 것도 좋아요.
저는 꼭 손없는날에 이사하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예약이 별로 없는 날을 노립니다.
그렇다고 해도 금요일은 예약이 금방 차는 편입니다.
이삿짐센터를 3~5곳 정도 추려서 무료방문견적을 받은 다음 비교해서 업체를 결정해요.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곳도 있다지만 저는 방문 견적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금액도 중요하지만, 실제 담당자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미팅하는 것도 꼭 필요해 보여요. 견적상담에서 좋은 느낌을 준 분들이 실무도 꼼꼼하게 잘하시는 것 같아요.
6. 인테리어 세부사항 결정
인테리어를 마칠 때까지 앞서 결정한 인테리어 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이 계속 되요. 바닥재, 벽지, 타일 등 마감재를 세부적으로 결정하고, 인테리어 디테일을 세워봅니다. 인테리어는 시작 후에도 여러 변수 때문에 협의할 일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미리 디자이너와 함께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요. 가령 저는 붙박이장과 신발장을 필름시공할 예정인데, 이전 필름지를 벗기고 난 면이 매끄럽지 않을 때는 어떤 필름지를 쓸지 대체재를 골라두기도 했어요.
좋은 디자이너를 만나면 여러 변수에 대해서 현명한 대안을 잘 제시해 주는 것 같아요.
> 이사 3주 전
7. 버릴 물건 판매 또는 정리
이삿날 버릴 물건을 정리할 수도 있지만 그날은 너무 정신 없잖아요. 이사 전에 미리 집을 한 번 싹 훑으면서 버릴 것들이 없나 찾아봐요. 저는 희안하게 이게 좋더라고요. 이사는 집에 꽁꽁 싸놓고, 안 쓰면서도 미련을 붙들고 있던 물건들을 놓아줄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해요. 지난 1, 2년간 한 번도 안 입은 옷, 몸에 안 맞는 옷, 헤진 옷이나 신발 등을 버리거나 당근마켓에 내놔요. 팔기에는 애매하지만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해요. 도저히 입을 수 없는 옷은 일반쓰레기로 버립니다.
책도 마찬가지예요. 중고 거래가 가능한 책은 알라딘 중고샵이 팔고, 알라딘이 안 받아주는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해요. 아름다운가게에 보내기도 하고요. 기증 후에는 기부증 같은 것도 받을 수 있으니 연말정산에도 도움이 됩니다.
가구나 가전 역시 중고 마켓 거래를 먼저 시도해 보고, 안 되는 것들은 폐기물 스티커를 구입해 부착한 다음 밖에 내놔요. 부피가 크니까 이건 이삿날 도움을 받아서 내놓으면 됩니다. 스티커만 미리 구비해 두면 되요.
폐기 대상 가전제품은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에서 제공하는 '폐가전제품 무상방문수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요. 인터넷으로 폐가전제품 무상방문수거 서비스 예약하기
1599-0903 전화로 예약도 가능합니다.
수거가 안되는 품목도 있으니 꼭 확인하세요.
> 이사 2주 전
8. 각종 주소지 변경
우리집에 오는 우편물이 뭐가 있나 보고, 주소지를 모두 변경해요. 근데 이걸 까먹기도 하고, 우편물을 안 보내다가 갑자기 보내는 곳도 생길 수 있으니까 요새는 우체국 주거이전서비스를 신청해요.
이사 후 반송되거나 납부해야할 청구서를 이사한 집에서 받아 볼 수가 있죠. 이건 전입신고 후에 신청하면 되고요, 개인당 최초 3개월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시·도를 넘는 다른 권역은 7천원을 추가로 결정해야 합니다.
무료로, 간편하게 주소를 변경해주는 곳도 생겼어요.
KT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신청할 수 있고 1주일 정도 소요된다고 해요.
9. 인터넷, 케이블TV 이전 신청
열흘 정도 전에 신청해도 되지만 2주 전에 해놓아요. 가끔 상황에 따라 이사하는 날 안될 때도 있거든요. 전에 코로나로 인해서 방문이 한동안 미뤄졌다가 다시 잡힌 적도 있어요.
이사 2주 전까지 저의 To Do List를 공유해 봤어요.
모션그래픽으로도 만들어 봤으니 참고해 주세요~
가장 할 거 많고, 확인할 거 많은 건 이사 당일이죠.
빡센 이삿날의 이야기는 다음 번에 또 정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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