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면서 굉장히 여러 가지 고민을 했지만,
그중 하나는 '줄눈'이에요.
줄눈이라 하면 타일과 타일 사이의 좁은 간격에 메워진 백시멘트줄을 말해요.
화장실 청소 잘 안하면 줄눈에 분홍색 곰팡이가 끼고, 새까만 얼룩도 지고,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면 잘 닦이지도 않게 돼요.
특히 백시멘트는 오염 방지 기능이 약하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누렇게 변색도 되요.
그래서 오래되면 결국 파내고 다시 줄눈 시공작업을 해야 합니다.
누구나 깔끔한 화장실을 원하잖아요.
건식으로 쓰면 그나마 줄눈 오염이 덜한데, 건식으로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샤워할 때마다 닦아내고, 말리고, 꽤 번거롭거든요.
줄눈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처음엔 이제 막 작업한 줄눈을 긁어내고, 다시 줄눈을 넣는다는게 아까웠어요.
그리고 청소를 자주 하면 되지 않나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꽤 큰 비용을 써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워서 안하려고 했단 말이죠.
타일 시공 업체에서도 처음부터 줄눈을 하지 말고, 1,2년 있다가 하는게 나을거다.
아깝지 않느냐~ 했어요.
주변에 줄눈 시공을 한 집과 안 한 집을 보니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줄눈 하자!
확실히 줄눈 한 집이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었고, 사용자 역시 만족하고 있었어요.
그때부터 줄눈 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냥 잘하는 줄눈 시공업체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지역 커뮤니티도 뒤지고,
인터넷으로 시공 사례도 찾아보았어요.
그러다 줄눈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합성수지에폭시 줄눈, 폴리우레아 줄눈과 케라폭시 줄눈이 있다는 거죠.
이 중에서 합성수지 에폭시 줄눈은 너무 저렴한데 저렴해 보이고 기능도 떨어져서 더 알아보지 않았어요.
셀프줄눈시공 용품으로 다이소나 이런 곳에서 저가에 팔고 있다면 합성수지에폭시 줄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폴리우레아 줄눈의 장단점
이름이 생소해서 그렇지 우리가 흔히 본 반짝이 줄눈이에요.
폴리우레아 줄눈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반짝이 펄이라고 하는 글리터 안료, 석영 성분이 포함된 유리 안료를 사용해요. 최근에는 참숯, 식용 허브, 오일 캡슐레이션 등 다양한 기능성 안료가 계속 출시되고 있어요. 점점 더 친환경적인 안료를 사용하려는 바람이 부는거죠.
[장점]
1. 시공이 빠르고 쉽다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인도 따라할 수는 있어요. 물론 전문가의 솜씨가 나오기는 어렵고요.
2. 색상이 다양하다
안료도 다양한데, 안료에 안료를 섞어서 무수히 많은 색상들을 조합해낼 수 있어요.
3. 곰팡이에 강하다
줄눈 시공 후에 시간지 좀 지나서 경화가 되면 마치 유리면처럼 표면이 치밀해서 곰팡이가 잘 안생겨요. 물걸레로만 닦아도 다시 깨끗해져요.
4. 경화 시간이 짧다
작업 후 6시간 이상 지나면 굳어서 걸어다녀도 되요.
물 사용은 24시간 뒤에 하면 더 좋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12시간 정도만 지나도 충분했어요.
[단점]
1. 강한 세제 사용, 강한 솔질로 줄눈이 탈락된다
청소를 너무 열심히 하면 줄눈이 들떠서 빠져나와요.
약간 젤리같은 재질이라고 해야 하나, 굳기가 아주 단단한 게 아니라서 힘을 세게 주면 나와버리거든요. 락스와 같은 강한 세제 사용에도 견디지 못하고 들떠요.
2. 수명이 짧다
일반적으로 2~3년 사용하면 줄눈 탈락이나 오염이 생겨서 다시 해야 해요.
제가 이 줄눈을 시공받았을 때도 1년 지나고 나니까 슬슬 올라오더라고요.
3. 부착력이 약하다
수명이 짧은 이유가 되겠네요. 줄눈 시공 작업자가 백시멘트를 깊이 파지 않거나 잔여물이 있는 상태에서 시공하면 특히 더 부착력이 약해져요. 하자가 발생할 확률이 상당히 높죠.
단점들만 보니, 줄눈을 과연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욕실 2곳 시공 비용이 몇 십만원씩 하니까요.
케라폭시 줄눈의 장단점
케라폭시 줄눈은 주로 '무광 줄눈' 이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제품이에요.
요즘은 거실 바닥에 포세린 타일을 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짝이 줄눈을 하면 분위기가 많이 깨잖아요. 그래서 무광 줄눈을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제 경우도 화장실을 포세린600각 타일로만 시공을 하다 보니, 반짝이 보다는 무광이었으면 했어요.
[장점]
1. 세제나 강한 청소에 반응하지 않는다.
락스를 사용하거나 거침없이 솔질을 해도 됩니다.
2. 수명이 길어서 재시공이 거의 없다.
3. 수축과 팽창을 하지 않으며 부착력이 강하다
베란다나 테라스에 시공해도 될 정도로 막강해요.
4. 고급스러운 무광이다.
폴리우레아 줄눈의 단점을 모두 뒤집으면 케라폭시의 장점이 되요. 경도가 굉장히 강해서 시멘트를 대신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화장실 타일 작업시에 백시멘트로 메지를 채우지 않고, 공사를 끝낸 다음 케라폭시 줄눈을 시공해도 되요.
변기도 더 깔끔하고 단단하게 고정시킬 수 있고요.
무엇보다 수명이 길어서 한 번 시공하면 최소 8년 이상은 유지가 된다고 해요.
잘만 쓰면 화장실을 리모델링할 때까지 재시공할 일은 없는 거예요.
이렇게 장점이 많음에도 고민할 수밖에 없는건 단점을 감당할 수 있느냐 이거예요.
[단점]
1. 무지 비싸다.
폴리우레아 줄눈의 2~3배 정도 차이나는 시공 견적이 나옵니다.
기술과 재료의 차이가 있겠지만 '줄눈 시공에 이 돈을?' 할 정도의 금액이긴 해요.
2. 양생 시간이 오래 걸린다.
폴리우레아 줄눈은 경화시간이 무척 짧았잖아요.
하지만 케라폭시 줄눈은 최소 이틀은 밟지 않아야 하고, 나흘은 물 사용을 하지 않아야 해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시공할 수가 없죠.
전세 세입자라면 케라폭시 줄눈은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오래오래 살 내 집이다~ 하면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눈물을 머금고, 큰 맘 먹고 케라폭시 줄눈을 택했습니다.
시공 후기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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