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농원까지 갔다가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문을 닫는다는 공지를 보고 나왔어요.
아주 넓은 마당 한가득 장독이 펼쳐진 서일농원은 장맛 좋기로 유명한 맛집이자 관광지예요.
아쉽게도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고, 스마트스토어에서 서분례 명인의 장류만 판매하고 있어요.
아쉬워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에 띄는 식당이 있어서 들어가 봤어요.
그리고 여기서 갓성비의 은혜를 입습니다.
안성에서 만나는 '전주밥상'
원래 '전주' 들어가면 다 맛있는 거잖아요.
서일농원과 가까이에 있습니다.
기와지붕을 얹어 3층으로 지은 건물 형태가 독특해요.
점심시간을 지나 한산한 '전주밥상'으로 들어갔습니다.
홀과 분리되는 공간이 있어서 아늑하게 식사할 수 있어요.
손님이 거의 없어서 커다란 룸에서 저희 가족만 밥을 먹었네요.
전주밥상 2인분을 시켰습니다.
메뉴가 단순해요.
하지만 밥상은 전혀 단순하지가 않죠.
주문을 하자마자 샐러드, 잡채, 두부를 가져다 주셨어요.
한정식 집에서 시작하는 음식으로 주로 나오는 요리죠.
그런데 두부가, 두부가, 두부가 정말 맛있는 거예요.
직접 만든 두부인데, 탄탄하고 묵직한 식감에 콩비린내 소포제 냄새 전혀 안나는 고소한 맛.
너무 맛있어서 한 번 더 먹을 수 있나요~? 묻고 한 접시 더 먹었어요.
두부를 제발 팔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나서 본격적으로 펼쳐진 절대 소박하지 않은 밥상
서일농원에 가지 못해서 들른 차선책인데다 아무 정보 없이 간 터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1인분에 13,000원이면 한정식집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속하잖아요.
가성비로는 전주밥상이 최고인 거 같아요.
그냥 밥상이라고 부르기는 아까워요.
고급 한정식집 저리가라 퀄리티란 말이죠.
무려 소갈비찜도 주셨어요.
심지어 맛있어요.
신랑은 계속 이런 집이 바로 별 다섯 개짜리 식당이라며 엄지를 치켜 들었어요.
저는 원래도 음식 맛에 후한 사람이니 매우 인정입니다.
반찬이 하나하나 다 맛있었어요.
"아니 무슨 버섯 볶음이 이렇게 맛있을 일이야?" 연신 의아해 하며 먹었어요.
"양념게장 맛집인가? 갈비찜 맛집이네, 조기? 두부? 왜 다 맛있어?"
흥분하며 먹다 보니 다 비웠습니다.
정성스런 솥밥과 보글보글 끓여먹는 누룽지까지 완벽했어요.
아침식사도 된다고 하는데, 집 근처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서일농원 덕분에 이런 맛집을 알게 되어 넘 고맙습니다.
청국장은 서일농원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하고~
전주밥상에서 밥을 먹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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