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이나 코끝이 시린 한겨울,
뜨끈한 국물 한 뚝배기 하고 싶을 때
우리 가족은 안일옥에 가요.
안성에서도 유명하지만
경기도에서, 어쩌면 전국에서 소문난 맛집일 거예요.
'백종원의 3대천왕'을 비롯해서 웬만한 맛집 프로그램은
다 거쳐간 찐입니다~
외관에서부터 느껴지는 노포의 포스.
안성 안일옥은 벌써 4대째 대를 이어받아 운영을 하고 있고요,
1920년에 열었으니 100년도 채웠네요.
100년의 자부심 답게 정문에도 각종 타이틀을 걸어두었어요.
원래 이런 오래된 가게에 오면 유래 정도는 읽어 줘야죠.
안일옥은 안성장터가 전국 대시장으로 이름을 날리던 100년 전에 문을 열었대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음식점이에요.
1986년 경기도 체육대회 향토 음식경연 입상
1988년 서울올림픽 올림지정업소 선정
1992년 내무부장관상 수상
2019년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국무총리 표창
타이틀이 아쥬 화려합니다.
가게 곳곳에서 아낌없이 자랑을 하고 있었죠.
할머니 성함이 특이하세요.
이양귀비 님~
처음 왔을 때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들어가서 먹었는데
다시 올 때마다 새록새록 뭔가가 보이네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내부예요.
시골 할머니댁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이죠.
깔끔함 보다는 푸근함이 많은 공간입니다.
이제 주문을 해야죠.
제 아무리 백년가게라도 맛으로 증명을 해야 합니다!
여기는 설렁탕 맛집인데요....
저희 가족은 설렁탕을 잘 못 먹어요.
그래도 물에 빠진 고기는 손도 안 대는 제가
갈비탕과 고기국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건 굉장한 거예요.
단순하고 투박한 비주얼이지만,
뜨끈하게 속을 채워주는 담백한 국물.
고기 비린내 없고, 그렇다고 조미료 맛과 향도 없는
개운한 맛이에요.
갈비탕 안에 갈빗대가 무려 4개나 들어 있어요.
그것도 아주 두툼한 살이 붙어 있고요.
아이용 그릇과 숟가락, 포크, 꼬마국자까지 챙겨주셔서
아이 밥 먹이기도 좋아요.
고기를 잘게 자른 다음 탕에 밥을 말아서 주면
혼자서 한그릇 뚝딱 잘 먹어요.
갈비탕도 물론 맛있지만
제 최애 메뉴는 안성장터국밥입니다.
저는 육계장을 못 먹는데 여기서 장터국밥 먹을 수 있어요.
칼칼하고 깔끔해요.
물에 빠진 고기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니!
다시 봐도 군침도는 한 숟가락이네요.
가격도 적당한 편이에요.
요즘은 어딜가나 탕이나 국밥 가격이 만만찮으니까요.
올 때마다 갈비탕과 안성 장터국밥만 먹어서...
다른 메뉴 소개를 잘 못하겠네요.
설렁탕이 가장 유명합니다.
다음에는 꼭 수육을 먹어 볼 거예요.
천일염을 볶아서 거무스레합니다.
서서히 짠 맛이 나타나니까 한꺼번에 넣지 마시고,
조금씩 넣어서 간을 맞춰 보세요.
대형 메뉴판 옆에 원산지 표시가 잘 써 있어요.
사골, 잡뼈, 소머리는 국내산 한우고요,
양지, 내장, 꼬리는 호주산
갈비, 도가니, 우족은 미국산입니다.
역시 100% 국내산 한우로는
가격대를 맞출 수 없겠죠.
첨에 왔을 땐 너무 맛있어서
갈비도 한우인줄 알았네요.
포장 주문 되고요.
전국적으로 택배 발송도 되나 봐요.
비좁고 빽빽한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지만
다행히도 전용 주차장이 있어요.
15대 정도 주차 가능해 보입니다.
자랑스러운 동네맛집이라서
소개가 엄청 길어졌네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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