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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책

엄마 마음을 울리는 그림책《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내가 처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던 날,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눈물이 났다.

회사를 다닐 때는 아이가 어린이집 앞에서 엄마 손을 놓지 못하고 울 때가 참 많았다.  

가슴은 미어지는데 애써 뿌리치고 돌아서던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는지 모른다.

늘 한몸처럼 함께 했던 사이가 떨어졌다 또 다시 만났다를 반복하면서

엄마와 아이는 각자의 분리불안에 차츰 익숙해져간다.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기를 무척 싫어하던 때 이 책을 보았고, 나에게는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윤여림 글 / 안녕달 그림

위즈덤하우스

2017-07-20

40쪽 / 225*258mm

 

따뜻한 그림체와 다정한 글

아이도 나도 무척 좋아하는 그림책 《수박수영장》 작가가 그린 그림이다. 동글동글 귀엽고 단순하면서도 따뜻한 색감과 표현이 인상적인 그림체다.

인터넷서점 미리보기 이미지

 

아이: 엄마가 왜 그러는거야?

엄마: 아아 아기가 잘 자고 있나 보는거야. 엄마가 안 보고 있을 때 혹시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긴게 아닐까 걱정돼서~ 아기 때 바운서에서 놀고 자고 했던거 기억나?

아이: 응! (기억이 안 나면서 난다고 하는거 같음) 

 

인터넷서점 미리보기 이미지

 

아이: 엄마 엄마, 까꿍 해 봐.

엄마: 까꿍!

아이: 까르르르르르 (그림 속 아이 흉내를 냄)

 

아이는 아기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신기하게 보기도 하고, 그대로 따라하기도 한다. 한껏 귀여운 표정을 짓거나 혀 짧은 소리를 내는게 너무 귀엽다.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영아기 시절을 소환해주는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참 좋았다. 

그림책 이야기는 엄마가 처음 아이를 유치원 캠프에 보내면서 아이의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를 떠올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상상한다.

갓난 아기였을 때는 엄마가 아이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너무 작고 여린 생명체가 만지면 부서질 듯, 바람이 불면 날아갈 듯 늘 노심초사했던 엄마의 불안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조금 자란 아이는 엄마가 화장실만 가도 문앞에서 엄마, 엄마 부르면서 운다. 처음 유치원 버스를 탈 때도 아이는 안 가겠다고 엉엉 운다. 아이가 엄마와 떨어질 때 느끼는 불안을 표현하고 있다.

마치 까꿍놀이처럼 엄마가 보이지 않다가 금세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다 보면 차츰 아이는 엄마랑 영영 헤어지는게 아니라는 걸 알고 떨어지는 시간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조금씩 홀로서기를 하는 모습이 애처롭고 대견하다.

그리고 아이가 진정한 홀로서기, 독립을 하게 되는 모습까지도 그림책은 담고 있다. 나는 순간 가슴이 좀 먹먹해졌다. 지금처럼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아쉽고 안타까움이 가득한 채로 아이가 커버리면 너무 아쉽고 속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크나~, 언제쯤 내 손이 가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려나 싶다가도 훌쩍 자란 모습을 보면 어쩐지 서운하다. 

 

 

아이: 엄마가 할머니 됐다!

엄마: 어? 정말.

 

 

벤치에 앉은 엄마의 모습을 보자마자 아이는 할머니만큼 나이든 엄마를 나보다 먼저 알아차렸다. 지팡이와 살짝 희끗한 머리 표현만으로 알아보다니. 그 세심함에 놀랐다. 이 장면 부터는 슬슬 목이 메더니 다음 장면은 거의 읽지를 못하고 눈물을 삼키느라 혼났다. 

그리고 우리 엄마 아빠 생각도 났다. 어릴 땐 내가 엄마 아빠가 곁에 있어주길 그토록 바랐는데 지금은 엄마 아빠가 내가 언제 집에 오나 오매불망 기다리고 계신다. 부모는 아이처럼, 아이는 부모처럼 세월이 흐르면서 역할이 바뀌는 것도 같다. 나중에 아이가 내 곁을 떠나고 나서도 조금이라도 덜 헛헛하려면 더 진하고 끈끈하게 붙어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아이와 함께하는 매순간을 감사하며 오래도록 눈 맞추고, 손 꼬옥 잡고, 다정하게 말을 건넬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 겠다. 

이 그림책은 아이도 좋아하지만 엄마 마음을 더 뭉클하게 만든다. 힘든 영유아기 육아를 견디고 있는 엄마들이 보면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홀로서기를 바라보는 엄마 마음이라는 면에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늑대아이>도 눈물버튼이다. 특히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어머니의 노래'는 폭풍눈물이다 ㅠㅠ

 

네이버 영화 이미지 캡처

https://www.youtube.com/watch?v=CpUmhynMHjY

 

엄마의 노래 가사 

아직 태어나지 않은 널

꼭 만날 수 있기를

배를 어루만지며

언제나 기도했단다

우우우 우우우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우우우 우우우

목소리는 어떨까

커다란 눈망울이 나를 비추면

눈물방울 하나 뺨 위에서 부서지네

맘마 맘마 이리 오렴

밥이 다 됐단다

아장아장 걸어서 오렴

산책하러 가자꾸나

그렁그렁 눈물 머금고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 너

뭐가 그리 서러운지

전부 다 얘기해주렴

괜찮아, 아무 데도 안 간단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함께니까

환하게 웃는 너의 얼굴을 보면

우울할 때도 힘이 샘솟는단다

루루루 루루루 이리 오렴

함께 노래하자꾸나

워우우 워우우 이리 오렴

목을 풀어 보자꾸나

반짝반짝 빛나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

눈밭을 헤치며 구름을 세고

빗속을 노닐며 바람을 타고

꽃에 파묻혀 풀피리를 불자꾸나

때로는 네 발로 때로는 두발로

새로운 아침 새로운 바람

너를 위해 준비된 것이란다

새로움 아침 새로운 빛

세상은 너를 위해 존재한단다

새로운 아침 새로운 무지개

세상은 신비한 일들로 가득하단다

두 갈래 길에서 한 길을 선택하고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는 그 눈빛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젠 정녕 아무것도 없는 거니

언젠가 네가 둥지를 떠날 그날엔

웃으며 보내주리라 다짐하지만

우우우 우우우

그래도 조금은 쓸쓸하겠지

워우우 워우우

부디 굳세게 살아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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