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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

충격과 공포 속에 휘몰아치듯 읽어버린 「부의 인문학」

「부의 본능」 으로 접했던 브라운스톤을 「부의 인문학」으로 다시 만났다. 

 

부의 인문학, 부의 본능 책 표지

 

「부의 본능」을 읽을 때는 나 자신의 욕구와 마인드를 깊이 생각할 수 있었고, 

「부의 인문학」을 읽을 때는 새로운 관점으로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마치 나를 알고 적을 아는 과정을 옮겨놓은 것 처럼 느껴져서 두 권의 책 모두 감명깊었다.

 

특히 「부의 인문학」이 남긴 충격은 꽤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몇몇 대목은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기도 했고, 숨이 막힐 정도로 각박했다.

구조 사다리의 마지막 칸을 간신히 붙들고 매달려 있는 느낌을 받았다. 

 

연봉은 5% 오르기도 힘든데, 집값은 일년에 50%가 오르기도 한다. 

겨우겨우 끌어모아 어렵게 내집 장만을 했는데, 역 앞에 새로 입주한 대단지 아파트 값을 따라가지 못한다.

성장주라고 기대를 한몸에 받는 주식을 샀는데 덜컥 폭락해버린다.

이런 일들은 나뿐만 아니라 다들 흔히 겪는 일이다. 

 

책 속에 '세상은 20대 80의 법칙으로 흘러간다'는 말이 나오는데, 나는 아무래도 80퍼센트에 해당하는 것 같다. 저자는 「세계화의 덫」을 쓴 한스 페터 마르틴과 하랄트 슈만의 주장을 풀어놓았다. 세상은 20퍼센트의 부유층과 80퍼센트의 빈곤층으로 양분되며 이 상위 20퍼센트가 전체 부의 80퍼센트를 가져간다고 한다. 

 

그리고 분명 내 주식 계좌에서도 10개 종목 중에 2개가 수익을 많이 내고, 나머지는 빌빌대고 있다. 이 소박한 계좌에서도 자본주의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니. 소름이다. 그러니 80퍼센트임을 인정하고, 거기서 그냥 견뎌내라 가 메시지는 아니다. 이 20대 80의 법칙을 주식과 부동산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일러준다. 굉장히 명쾌하고 쉬운 비법이라도 막상 따라하기가 어려우니 널리 알려줄만 하다. 

 

글을 참 흡입력 있게 잘 썼다. 한 권을 읽는데 채 3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앉은 자리에서 충분히 몰입하게 만든다. 거의 모든 챕터, 아주 많은 구절이 인상적이라 기억해두고 싶다. 잊을래야 잊히지 않는 구절도 있다. 

 

 

하이에크가 남긴 일갈 중 이런 유명한 말이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무슨 뜻일까? 왜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을까?

(중략)

선의가 지옥문을 연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보자. 마오쩌둥이 이렇게 지시했다. "참새는 인민의 양식인 곡물을 훔쳐 먹는 인민의 적이다, 적폐다. 참새를 잡아 죽여라." 그래서 중국 인민들이 참새의 씨를 말렸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대흉년이 왔다. 참새가 없어지니 해충이 창궐한 것이다. 참새 잡기 운동은 결국 4천만 명이 굶어 죽는 결과로 이어졌다. 잘못된 선의의 정책이 지옥의 문을 연 것이다. 

 

- 59쪽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연 사례가 많이 나오는데 참새 이야기가 가장 직관적이었다.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라도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전월세 갱신권'이라는 게 생겼는데, 도리어 전세값은 치솟고, 전세물량이 확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꼭지도 기억에 남는다. 학군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할 것이며, 선진국일수록 학군별 집값 차이가 심하다는 점이다. 당장은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자녀에게 물려주는 게 더 실속이 있어 보이지만 자녀 교육에 대한 투자가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고 한다. 어떻게 된거죠 존리 선생님? ㅠㅠ 게다가 사회가 지식 정보화 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교육의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단다. 자녀교육에 드는 돈과 시간, 정성을 무시할 수 없는 바다. 

 

브라운스톤이 제시하는 부자되는 방법은

'부자가 되는 걸 방해하는 아홉 가지 본능을 통제하면서 인문학적 통찰력을 이용해 현명하게 투자하기' 로 정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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